나무로 산다는 것은
PAPERYIDEUM, 2019 Spring

‘선하게 산다는 것은 너에게 어떤 것인가.’
조각하는 이탈리아 친구가 물었다.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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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YIDEUM, 2019 Spring

‘선하게 산다는 것은 너에게 어떤 것인가.’
조각하는 이탈리아 친구가 물었다. 대답했다.
Monthly Essay, 2017 Feb


나무는 느린 인간, 인간은 빠른 나무
10여 년 전부터 전국의 오래된 나무를 찍는다. 내가 찍는다기보다 나무가 내게 다가온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어릴 적 시골 서낭당에서 본 무시무시한 나무는 아직도 내 기억에 선명하다. 그 기억이 나무를 찍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아름다운 가을날, 강원도 문막에서 천 년을 살았다는 은행나무를 보았다. 별이 가득한 밤에 그 나무를 사진기에 담았다. 날씨는 추워 하얀 입김이 나왔고, 손은 곱아 삼각대 손잡이를 돌릴 수도 없었지만, 조명을 하며 나무를 사진에 담는 순간엔 추위도 외로움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조명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천 년 동안 살아온 그 나무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