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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아트 캘린더 판매

예술을 사랑하는 IT 기업 'nth 컴파니'와 함께 14점의 나무 사진으로 '2024년 아트 캘린더'를 만들었습니다. 홍보용 부수를 제하면 100부 정도 일반 판매가 가능합니다.

크기는 A4, 앞면은 각 나무 사진 시리즈 중에서 세로 포맷 대표 사진과 그 작가 노트가 수록되어 있고, 뒷면은 월별 달력과 함께 메모지로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습니다.

가격은 배송비 포함 3만 원(1부)입니다. 판매 수익은 12월 5일부터 열리는 'Green Paradise_Fiji'의 사진 프린트와 액자 비용으로 사용하겠습니다.

발송은 달력이 출고되는 12월 2일부터, 우체국 택배로 발송합니다.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국민은행 080-24-0422-486 으로 1부 3만 원을 송금하시고, 메신저 또는 메일(artist.yolllee@gmail.com)로 '성함, 주문 수량, 전화번호, 주소'를 보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표지>

<앞면>

<뒷면>


<표지 사진>

'신안신목' 시리즈 도초도 이목리 팽나무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작가 소개>

'신안신목' 시리즈 하의도 어은리 우실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1월>

‘숲’ 시리즈

플라타너스_양재 2014

Platanus_yangjae 2014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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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나무에 탐닉했던 내가 마침내 숲 촬영을 계획하게 되었을 때 많이 망설였다.


숲의 그 생명력, 질서, 치열함, 웅장함을 사진에 담을 수 있을까? 그 일부라도 제대로 찍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를 늘 긴장하게 했다.


하지만 촬영을 진행할수록 나의 그런 긴장과 욕심이 평안과 위안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마치 숲 속 나무들이 내게 말하는 듯했다.

괜찮다고, 뭐든 주겠다고, 행복하냐고, 어울려 살라고, 받아들이라고...

촬영하는 내내 행복하였다.


또한, 답답하였다.

나무를 향한 나의 구애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 정작 나는 언제 나무가 되고 숲이 될 수 있을까.

<2월>

‘통영신목’ 시리즈

수월리 마을숲 2023

Suwolli Village Forest 2023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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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르신을 만나 나무의 유래를 듣고, 나무의 수난사와 본인과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신목은 내게 ’인간의 나무‘ 인목이 되었다. 신목은 인간의 기억을 간직한 기억의 도서관이기도 했고, 모든 욕망을 기록한 소설책이기도 했다.


신목은 저 홀로 산속 외딴곳에 있지 않았고, 무인도에 있지도 않았다. 항상 인간의 곁에 머물렀다. 인간이 떠나고 폐허가 된 마을은 신목도 죽어갔다. 인간 없이 신목도 없었다.


신목에 금줄을 치고 기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소박한 마음이 바로 선함이었고, 또한 자연이었다. 바로 나무의 마음이었다.

어쩌면 알 것도 같았다.


인간이 신목을 만들었고, 그 신목이 이제 다시 인간을 엮고 있었다. 거기에 사진기로 내 마음 하나 슬쩍 끼워 넣었다.

<3월>

‘신들이 사랑한 나무, 바오밥’ 시리즈

별들과 녹색 바오밥 2020

Green baobab with stars 2020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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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밥을 촬영하는 내내 하늘엔 별들이 가득했고 그 아름다움에 달도 숨어 버렸다.

내 앞에는 오직 바오밥과 그 위를 비추는 별빛만 가득하였다. 바람도 우리 사이를 가르지 못했다.


내가 찍은 것은 결국 바오밥의 사진이 아니라 나의 한순간을 기록한 자화상이었다.

찰나를 사는 인간이 장구한 세월을 사는 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 어쩌면 나의 영정 사진.인간에게서 받은 상처 나무에게 가서 위안받았고, 근원적 외로움이 도지면 다시 인간 세계에 파묻혔다. 반복 속에 간극은 커져갔고, 결국 어느 한쪽에 정착해야 하리라.

그래, 어쩌면 중간이란 것이 있을지도 몰라.


바오밥나무 주변에는 가난한 마다가스카르 아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들만 모르고 있는, 바오밥으로 인해 부유한 아이들이 언제나 거기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 하나 잠시 같이 있었다.


<4월>

‘푸른나무’ 시리즈

양재천1 2013

Yangjaecheon1 2013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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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언제나 가장 큰 위안을 준 것은 나무였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 나무는 언제나 위안이었고, 안식이었고, 친구였다. 지금도 멋진 나무를 보면 곁을 떠나지 못하고 주위를 서성이게 된다.


내 사진에서 나무는 하나의 사진적‘소재’가 아니라 바로 내가 탐구해야 할 ‘주제’이다. 조명이라는 메이크업을 하고 도도하게 서 있는 저 나무들은 그 자체가 주인공이다.


가끔 의문이 든다. 내가 나무를 보는 것인가 나무가 나를 보는 것인가. 내가 관객인가 나무가 관객인가.

<5월>

‘푸른나무’ 시리즈

양재천2 2013

Yangjaecheon2 2013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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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길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나무를 바라보며 또는 나무에 기대어 술을 마신다. 어느 순간 평온해지며 마치 상상처럼 나무의 표정이, 느낌이 전해온다. 그 느낌은 점점 강해져 생각이 되고 말이 된다. 동물인 나와 식물인 나무가 만나는 순간이다. 마침내 사진기를 들 때가 된 것이다.


가장 아름답게 보이도록 조명을 설치하고 둘이 한바탕 신 나게 놀고 나면 어느새 새벽.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다시 보자며 손을 얹으면 전해오는 서늘함.

불같이 뜨겁지도, 얼음같이 차갑지도 않은 무심함이다. 난 어느새 도시의 불빛을 향해 달린다.

마음 한 조각 남겨 놓은 채.

<6월>

‘푸른나무’ 시리즈

화천2_2015

Hwacheon 2 2015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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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번의 낮과 밤이 빛처럼 빠르게 반복되어 만들어진 끝없는 회색빛이 나를 채웠고, 천 번의 겨울과 천 번의 여름이 빠르게 교차하여 만들어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따스함이 온통 나를 감쌌다.


마치 봄날 같으면서도 안개 낀 백야 같은 빛 속에서 슬픔도 기쁨도 희미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천 년을 산 나무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

<7월>

‘Green Paradise_Fiji’ 시리즈

아프리칸 튤립 Verate 2023

African Tulips_Verate 2023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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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를 누비며 큰 섬 2개와 작은 섬 2개를 촬영하였다. 아름다운 나무들을 보았고, 장엄한 풍광을 보았고, 밝고 순박한 사람들을 보았다. 그렇게 한 달 보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촬영 전 부러진 발뼈가 걸을 때마다 고통을 통해 매 순간 현실을 일깨웠고, 라우토카의 분리수거하지 않은 쓰레기 언덕이 20여 일 동안 화재로 매연을 뿜었지만, 피지에 사는 동안 여기가 낙원이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산이 하늘과, 섬이 바다와, 사람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는 그곳은 낙원이 분명해 보였다.


1/2

<8월>

‘Green Paradise_Fiji’ 시리즈

달빛 맹그로브 Tokuo 2023

Moonlight Mangrove Tokuo 2023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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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며 막대한 탄소 저장을 통해 기후 위기와 쓰나미의 피해까지 막아 주는 맹그로브 숲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 낙원이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환승 시간 포함, 피지에서 출발해 36시간 만에 도착한 인천공항, 비행기가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는 동안 창밖에 잠시 무지개가 보였다. 곧 태풍 카눈의 짙은 구름 속에 비행기는 묻혀버렸지만, 다시 조금만 올라가면 무지개를 만든 햇살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저마다 상상하는 각자의 낙원이 어딘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2/2

<9월>

천 년의 올리브나무’ 시리즈

자줏빛 하늘과 녹색 올리브나무, 2018

Violet sky and green olive tree 2018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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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올리브 나무,

세기의 올리브 나무,

천 년의 올리브 나무...'


큰 기대를 품고 지구의 반을 날아왔다.

막상 그 나무들을 보았을 때, 그 몸통의 뒤틀림, 갈라짐, 사라짐이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쥐어짠다'란 말이 떠올랐다. 마치 빨래를 쥐어짜듯, 기름을 짜듯, 죽을힘을 다해 천 년이 넘도록 모든 것을 짜낸 나무들이 있었다. 그 헌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1/3

<10월>

천 년의 올리브나무’ 시리즈

연두색 하늘과 꽃밭의 푸른 올리브나무, 2018

Green olive trees in a flower field with a light green sky, 2018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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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이전에 존재했던 나무라니!

아니 부처, 공자 이전에 존재했던 나무라니!


죽은 가족, 죽은 친구, 죽은 연인을 기억하기 위한 의식을 우리는 한다. 무려 몇 천 년을 살며 우리 인간을 지켜보는 존재를 촬영할 때마다 나 역시 비슷한 감사와 존경의 예를 갖춘다.


이 올리브 나무들을 촬영하며 매 순간, 나무들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무섭지도, 슬프지도, 무겁지도, 가볍지도, 심지어 절실하지도 않았다. 단지 미풍 같았다. 듣는 이에게만 들리고, 느끼는 이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미풍. 하지만 생명의 비밀을 간직한 바람의 말.


2/3

<11월>

천 년의 올리브나무’ 시리즈

가슴 뚫린 올리브나무, 2018

Hole in the heart olive tree 2018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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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이 넘도록 이 할배들의 사진을 찍으며 난 나 스스로 하나씩 내려 놓기를 바랬다. 어느 순간 더 내려놓을 것이 없을 때 난 나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바람처럼 가볍고, 구름처럼 높으며, 땅처럼 온화한 그런 나무.


그런데,

사람인 나에게 그런 아름다운 날이 올 수 있을까?


3/3



<12월>

‘푸른나무’ 시리즈

문막 2015

Munmag 2015


hahnemuhle Baryta FB,

pigment ink-jet print

1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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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미지를 향해, 우주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간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걸 만들고 또 부수며 그렇게.

무언가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 동물의 숙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아름다운 가을날, 천 년을 살았다는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았다. 별이 가득한 밤과 태양이 반짝이는 낮에 그 나무를 보며 생각했다.


‘나무는 이미 제 안에 우주를 품고 있구나.

우주가 저에게 오기를 저렇게 기다리고 있구나. 가지는 우주에 닿고, 뿌리는 땅속 깊숙이 내려 그 기운을 몸통으로 부단히 이어 나르는 존재가 바로 나무였구나’


어쩌면 우리는 이미 우주를, 모든 것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분주한 움직임에, 맹목적인 욕망에 휩쓸려 잠시 잊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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